PASSION - 유우지 저

(패션 시리즈: 패션 - 다이아포닉 심포니아 - 라가 - 스위트)

 


일레이 리그로우 X 정태의 


PASSION은 '수난곡' 이라는 뜻으로 제목 그대로 주인수인 '정태의'의 수난에서 모든 사건이 시작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정태의'를 제외하고 하나같이 비범하고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듯이 묘사된다. 

특히 주인공인 '일레이'는 패션 시리즈 내내 정태의의 시점, 주변 다른 인물들의 시점, 처한 상황을 빌려 계속 비인간적으로 그려진다. 

 

사실 일반적인 BL 소설과는 다르게 패션 시리즈의 첫번째인 패션은 L 부분을 잘 못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패션 시리즈를 더 끌리게 하는 점이 아닐까싶다.

 

둘 사이에 어떠한 비극적인 요소가 있는건 아니지만 '일레이'도 '정태의'도 지금껏 각자 살아온 삶이 있었고

서로에게 둘은 그 삶을 완전히 바꿔놓은 시발점이기에 감정선이 빠르게 변화되었다면 오히려 더 납득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아무튼 패션을 읽고 나면 그 이후 시리즈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이 어떻게 변화하고 정리가 되는지

그리고 그 둘은 결국엔 어떤 형태로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자연스럽게 궁금해진다.

 

또한 패션의 매력은 현대'판타지' 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판타지'는 아니고 소설 곳곳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자연스럽게 녹아져있다. (정태의, 정재의의 탄생, 길상천 등)

그 부분이 주인공들의 비인간적이 요소를 극대화하고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만들어 준다. 

 

아무튼 너무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사실 읽어보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패션 시리즈 자체가 많이 길기도 하지만 절대로 시간이 아깝지 않다.

죽을때 어떤 작품과 묻히고 싶니라고 물어본다면 지금까지 봤던 모든 장르를 통틀어서 '패션'을 선택할 만큼 나에게는 의미가 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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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사실 패션시리즈를 여러번 읽어 오히려 어느 편에 어느 장면이 묘사되었는지 헷갈린다. 패션 후기지만 다심의 내용도 들어가 있을 수 있다..)

 

쌍둥이 형인 정재의는 쌍둥이 동생인 정태의(주인수)와 연결되어 있던 붉은실을 잘라내는 장면이 있다.

그리고 잘라낸 붉은 실을 일레이가 주워 정태의에게 있어 가장 '우선'이 되는 인물이 된다. 

 

극 중 비인간성이 유독 강조되는 두 인물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주인공인 '일레이 리그로우'와 주인수 정태의의 쌍둥이 형인 '정재의'이다.

극중에서 정태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평범하게 그려지는데 (물론 정태의 본인의 시점이어서 그렇고 주변에 워낙 범상치 않은 인물들만 있어서 그렇다) 가장 가까운 인물 1, 2순위가 가장 비인간적이라니 아이러니하다.

 

극 중 비인간적인 인물들(일레이, 정재의)에게 가장 평범한 인물인 정태의가 휘둘려 온갖 수난을 다 겪는 것처럼 보이지만(실제로 그렇다..)

패션 시리즈를 다 읽고 나면 정작 그 둘을 묶고 있고 가장 비인간적인건 정태의라고 생각한다.

 

일레이는 초반부터 '인간성이 결여된 비인간적인 놈'이라고 언급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인간성을 버린 것 같다' ,

'지옥에 빠져 있는 것 같다'라고 언급되는데 이는 오히려 인간인 일레이가 '정태의'를 탐냈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재의 역시 온갖 불운으로부터 자유롭고 작중 최고 천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이 역시 정태의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정태의가 아프면 정재의 역시 아플 수밖에 없으며 오히려 정태의가 없으면 하루라도 살아갈 수 없는 인이 정재의 이다. 

 

반면 정태의는 '전두엽에 나사하나 빠진 것' 같다고 계속 묘사가 되는데 이는 그가 기본적으로 위기 감지 능력이라든지 눈치가 빠른데도 결국엔 휘말려 사건 중심에 놓이기 때문이다. 

사건에 휘말려 온갖 고생을 다 하는 정태의를 처음엔 왜 그러나 싶은데 당연한 얘기지만 사건은 항상 잘 마무리된다.

사실 가장 비인간적인 건 '정태의'이고 그의 기준에서 인간사들은 감당할 수 있기에 (자의든 타의든) 굳이 피하지 않은 거라 생각한다. 

 

이처럼 PASSION의 시작은 '정태의'의 수난곡이지만 그 끝은 감히 정태의를 탐낸 '일레이'의 수난곡이라 생각한다.

 


또한 작중에서 언급되는 '고서'들이 패션 시리즈의 새로운 사건의 시발점이 되거나 전반적인 내용을 암시하는 요소들로 들어가 있는데 유우지님이 정말 고심해서 쓴 소설이라고 새삼 느껴지는 부분이다. 

포스타입, 트위터 같은 곳에 패션 시리즈에서 언급되는 고서들을 유추하셔서 정리해 두신 분들이 많은데 스포가 있으니 

개인적으로 패션 시리즈를 다 읽고 봤으면 좋겠다.

 

PASSION 시리즈는 이처럼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작품으로 전 시리즈를 다 읽어본 다음에 꼭 PASSION 해석, 감상 등을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다른 사람의 해석이나 감상을 보는 건 역시 재밌다. 


패션 시리즈 전권 소장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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